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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12월 13일 19시 00분
*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제1경기장)

부득이, 몇몇 공연장면의 촬영을 위해 디카를 준비해갔으나, 두 뮤지션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로 셔터를 누르고 싶은 욕구를 못해도 50번은 참아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부득히 이미지들은 여기 저기 떠도는 것을 모았습니다.
(이미지 출처 - 뉴스엔)


  10년의 기다림, 시대를 앞서나가는 두 뮤지션의 결합.
  10년 전 너무나도 좋아하던 그들이 의기 투합 '카니발'앨범을 세상에 내놓았을 때, 분명 훌륭한 음악일 것임을 의심하지 않았었지만, 음악적 색깔이 너무도 다른 둘이었기에 혹시나 하는 생각이 없지 않았었는데, 역시 그런 내 생각은 기우였음을 증명이라도 하듯 완벽한 조화를 보여주었던 그들,
  '김동률''이적'의 역사적인 '카니발 콘서트'에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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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분들에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이번 공연은 저에게도 마치 우연과 같이 주어진 기회였습니다.

  본래, 야간 자율학습을 마치고 라디오를 들으면서 퇴근을 하는 편이긴 하나, 야간 자율학습이 매일 있는 것도 아니고, 그때 그때 땡기는 노래들이 있으면 그 음악을 들으면서 가는 지라 '이적' 이진행하는 S본부의 '텐텐클럽'을 매일 듣는 것도 아니었는데,
  어느날 우연하게도 방송을 청취하게 되었고, 그 청취 방송에서 중대발표라고 하면서 '카니발' 콘서트의 소식을 전하는 '이적'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 소식을 듣자 마자 두 번 생각하지 않고 이번 콘서트에는 필히 참석하리라 마음 먹었고, 마침 '김동률'을 좋아하는 후배 'P'양이 생각이나서 그의 것도 같이 예매해서 보러가려고 마음 먹고 기다려서 드디어 예매.

  처음 소식을 들었던 것이 10월, 예매를 한 것이 11월 초였으니까 자그마치 두 달을 공연 볼 날만 기다리면서 보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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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튼, 드디어 공연 날이 왔고, 일찌감치 'P'양과 접선한 뒤 우리는 이른 저녁을 먹고 여유있게 콘서트 장으로 들어섰습니다.
  공연이 열리는 '체조경기장'으로 들어서니 많은 사람들이 흥분된 모습으로 각자 자리를 찾아 앉느라 분주한 모습
중앙에 보이는 무대는 마치 성벽과 같은 원형 장애물로 무대를 가리고 있었고, 일층자리로는 축제의 성대한 개막을 알리는 듯 광대분장을 한 여러명의 무희들이 퍼포먼스를 벌이면서 분위기를 고조시켜가고 있었습니다.

  이윽고 1만여 관객이 공연장을 가득 채우고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첫 시작은 '카니발' 앨범의 첫 곡인 <Carnival>. 그들이 무대에 나서자 아낌없는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그들이 10년 전에 발표했던 <카니발> 앨범은 프로젝트 앨범이었던지라 단 10곡만을 담고 있어서 사실 아쉬웠던 것이 사실이었는데, 이번 콘서트에서는 그런 적은 곡수가 오히려 도움이 되어 두 명의 뮤지션들은 '카니발' 앨범에 담긴 노래 말고도 서로의 히트곡들을 부르기도 하고 서로의 곡을 바꿔가며 편곡해서 부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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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률'이 '이적'의 <다행이다>를 스트링을 가미한 편곡으로 피아노를 치면서 불렀을 땐, 정말 옆에 있는 여인들은 거의 모두 실신모드로 가더군요.
  '이적'은 '김동률'의 <아이처럼>을 조금은 모던락 분위기로 편곡해서 불렀는데 그 또한 참신했습니다. 서로가 서로의 노래를 부를 때엔, 자신의 공연처럼 충실하게, 함께 노래를 할 때에는 낮은 '김동률'의 음과 카랑한 '이적'의 목소리가 너무나도 잘 맞아 떨어지게 부르는 모습이 정말 환상이었으며,

  중간에 '이적'의 <강>이라는 노래와 '김동률'의 <우리가 쏜 화살은 어디로 갔을까> 가 국악이라는 접점을 가지고 '해금'과 '사물놀이' 와 함께 연주되었는데 그역시 어색하지 않고 너무나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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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니 뭐니해도 이번 공연의 깜짝 이벤트는 '전람회'의 멤버 '서동욱'의 게스트 참여.
  중간에 '김진표'가 '이적'의 노래 <내 낡은 서랍 속의 바다>를 부르 때, 잠시 등장하긴 했었지만, '서동욱'이 나오리라고 짐작한 사람들은 정말 얼마 안되었을 터,
  그가 '그땐 그랬지'를 부를 때 뛰어나오자 우뢰와 같은 환호성과 함께 모두 일어서는 사람들과 감격해하는 '서동욱'의 모습이 너무나 보기 좋았습니다.

  그렇게 모든 공연을 마치고 한참이나 '앵콜'을 외치며 둘이 다시 무대에 등장하고 진짜 마지막으로 <거위의 꿈>을 부를 때, 관객들은 진정으로 그들의 곁에 함께 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고 영원히 우리의 곁에 남아서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기를 바랐던 것 같습니다.

  공연 관람을 마치고 먼 길을 가야하는 'P'양을 위해 서둘러 나오면서 나누었던 몇 마디 대화.

  "아.. 정말 명품 아닙니까.. 나라에서 보호해줘야 해요..."
  "결혼 안했음 좋겠어요. 나긋나긋한 노래들로 바뀌지 않고 지금처럼 계속 좋은 노래 들을 수 있게요."


  'P'양은 '김동률'을 두고 한 말이었겠지만, 뭐 어떻든 그 말에 100% 공감했습니다.
  '이적'은 이미 결혼해버렸지만요..
  결혼을 하든 안하든 지금의 감성을 잃지말고 오래도록 좋은 음악으로 우리 곁에 함께 해주기를 그래서 10년이 지난 뒤에 다시 한 번 콘서트를 열고, 그 콘서트에도 가볼 수 있기를 바라 마지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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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을 그렇게 많이 쫓아다녀 본 것은 아니지만,
  이번 공연을 보면서 느꼈던 것은 둘이 참으로 많은 고민으로 준비한 공연이었고, 이제껏 봤던 공연 중에서 가장 알차고 볼거리가 많고 또 가장 화려한 공연이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비싼 R석의 티켓값이 조금도 아깝지 않았습니다.

  'P'양은 나오면서 그러더군요.

  "아 저 맨 앞쪽에 앉아 있던 사람들은 정말 대박 감동이었겠어요~~"

  나도 아는데, 나이를 먹어 손가락이 느린 것을 어쩌겠습니까...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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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실버제로 2008/12/17 06:5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안그래도 후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떡하니 올려놓으셨군요!ㅋ
    아는 동생이 자랑질을 엄청해서 좀 속상하더라고요.
    아마 한국에 있었으면 모든일을 제쳐두고 갔을 공연이니 말이죠.

    좋은 후기 감사합니다^^!


    p.s결혼은 하셔도 되지만 윤모가수처럼만 안되면 좋을꺼같아요. 좀 힘들더군요.ㅋㅋ

    • 차이와결여 2008/12/17 07:18  address  modify / delete

      맞아요.
      결혼은 하는게 좋겠고, 결혼으로 또다른 음악의 지평을 열어주었으면 좋겠는데,
      전혀 다른 모습으로 망가지지만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나 저나 오랫만에 뵙네요. ^^

      오랫만이라서 정말 반갑습니다.
      게으른 제 탓 때문이지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