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이 지나면 설이 오고,
설연휴가 지나고 나면 카메라를 사러 갈 생각을 하니,

어렸을 적, 세배돈을 타서 어디어디다 쓸 생각을 하며 기다리던 때로 돌아간 것만 같다.
그 땐,
지금 보다는 훨씬 돈이 귀했던 시절이어서, 10,000원 정도만 생겨도 도대체 어디다 써야 할지 당혹했던 기억이 있다.
물론, 대부분은 어머니가 보관하셨다가 개학날 저금하라고 돌려주셔서 여지없이 통장에 넣어두어야 했던 때도 있었다.

아, 그러고 보니 초등학교 다닐 적에 의무적으로 가입했던 '새마을 금고' 통장이 기억난다. 그 통장은 새로로 긴 모양이었는데, 한달에 한 번씩 저금하는 날이 있어서 어머니에게 돈을 타가면, '새마을 금고' 제복을 입은 누나가 교실로 찾아와서 돈을 받아가던 기억... 후.. 기억들 나시는지..

여튼,
이번 설을 쇠고 나면, 내 손에는 새로운 DSLR이 떨어지게 될 것인데, 전에 쓰던 기종이 Nikon 이었던 관계로 이번에도 Nikon 제품을 써야 할 것 같다. 색감도 맘에 드는 편이기도 하고...
암튼,
D80을 살 것이냐, D90을 살 것이냐로 나뉘는데, 가격차이는 무려 40만원 정도...
그래도 이왕 살 것 신모델... 이라는 생각이 강한 나로써는 아무래도 D90이 될 가능성이 크기도 한데,
차라리 D80에 스트로보와 렌즈를 하나 추가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서.. 고민중이다..


여튼, 카메라도 생기고, 방학도 되니까,
출사겸 해서 어디 여행이라도 다녀올까.. 하는 마음이 또 새록새록 생겨나고 있다..
2월 초라면, 스키장을 빼고는 비수기일테니 한 2박 3일 정도 휑하니 다녀오는 것도 좋을 듯...

19,000원 짜리 저가항공을 타고 제주도를 다녀올까..
친구녀석 있는 진도에 가서 하룻밤 놀다가 올까..
작년에 걸렀던 속초를 한 번 다녀올까...

내가 진짜로 가고 싶은 여행은,
어디 깊은 산 속에 있는 통나무집과 같은 아늑한 숙소에서
날이면 날마다 내리는 함박눈 속에서 한 일주일을 푹 묻혀살면서,
인터넷도 없고, TV 도 없고 오로지 내가 좋아하는 노래들과 라디오와 책과 맛있는 커피가 있는 그런 곳에서
밥먹고 눈싸움하고 책읽고 하다가 오는 것이다.
근데,
이 여행에는 꼭 맘맞는 친구 한 명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실행을 못하고 있다.
혼자서는 너무 심심하고, 우울해지기 십상이라 조곤히 대화를 나눌 상대가 한 명 필요하기 때문이다.
저녁에는 같이 쐬주라도 한 잔씩 나눠마실 친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애인?' 오~~ 노노.. 해봤는데, 안된다..
'가족?' 음.. .가족과는 언젠가 하겠지.. 근데, 드라마도 못보는 곳에서 '마누라'가 머물라고 할까? 게임도 없는 곳에서 토끼같은 새끼들이 견뎌낼라구 할까??
그래서 나와 꼭맞는 친구 한 명이 필요하다..ㅋㅋㅋ

여튼,
아.. 생각만 해도 너무나 흐뭇하다..
카메라를 사고,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좀 볶아주고, 여행을 가고...



왠지 즐겁게 시작하는 2009년,
아까 문득 하늘을 보다가 든 생각이 있는데,

세상의 모든 만남과 인연에는 시작과 끝이 있는 것은 당연하고,
어쨌든 이별이 예정되어 있는 것이라면, 그걸 배신이라 느끼면 안되는 건데,
이제까지는 그것을 배신이라고 여겨서 힘들었던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배신이든, 그의 배신이든...
만날 똑같은 생각을 요리조리 말만 다르게 느끼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없잖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자꾸 생각하다 보면 체화되는 거겠지..

여튼, 결론은,
영원히 배신하지 않는(실제로는 배신이 아니라 '이별'할리가 없는) '나' 자신을 사랑하면 되는 거라는 거.
근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제까지 외부로 뻗어 있던 시선을 안으로 끌어당기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거라는 걱정이 되긴 하더라..
근데, 뭐, 사람은 평생을 배우면서 살아가는 거니까...

누가 그러던데,
산다는 게 상처받기 위해서 사는 건데 그걸 안하려고 하니까 힘든거라고..
동감이다.

그래도 피해갈 수 있는 건 좀 피해가고.. ㅋㅋㅋ
좀 즐거운 것들만 하고 사는 올해가 되었으면 참으로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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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최성* 2009/01/19 22:2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내가 아줌마라서 그런데 아줌마라고 다 드라마 좋아하는 거 아니거든!!!
    아줌마들 드라마만 좋아하는 사람으로 생각하는 거 같아 서운한 걸!!!
    그리고 애들도 게임없으면 오히려 더 재미있게 놀걸!!!
    그래도 걱정이 된다면 충전만하면 되는 닌텐도라는 게임기도 있지!!! ㅋㅋ

    내가 좋아하는 노래 이바디 "끝나지 않은 이야기"중

    우릴 처음 봤을 땐 너무 낡았고
    제법 여러번 아픔을 견딘...
    아름답던 존재란 걸 알게 된 지금...

    이 떠오른다.

    상처도 많이 받아봐야 그중 진짜 좋은 사람을 만나 위로 받을 수 있지않을까?
    용기를 내시와요!!!

    아무튼 좋은 곳에 가셔서 좋은 시간 보내시고!!!
    나중에 여행후기도 재미있게 올려주세요!!! 오라버니~

  2. 차이와결여 2009/01/19 23:4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뭘 또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

    그냥, 핑계 댈려구 한 말일 뿐인데..ㅎㅎㅎㅎ

    그래두 걱정해주어서 감사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