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09년 08월 02일 입니다.

  음력으로 하면 06월 12일 이지요.

 

  뭐, 별스럽지 않은 똑같은 하루였습니다.

  어젠, 친구들과의 모임을 하고, 여느 때처럼 왁자지껄 떠들고, 거나하게 취해서 대리운전을 불러 집에 돌아왔고, 그 탓으로 느즈막히 일어나 가족과 함께 아침을 먹었습니다.

 

  우리집은 구식이어서 함께 밥먹는 것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쉬는 날이어도, 늦잠을 자고 싶어도 왠만하면 일어나서 아침을 먹습니다.

  정 피곤하면 그담에 또 자면 되니까요.

 

  어제, 늦게 들어왔기 때문에, 아침을 먹고 다시 잠을 잘 예정이었으나, 막상 일어나 보니 숙취에 머리도 무겁고, 몸도 무겁고 다시 누우면 소화가 될 것 같지 않아서 비몽사몽 앉아 있었더니만, 친구들에게서 문자가 왔고, 아이들도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다른 날보다 별스러운게 있었다면, 평소엔 외로워도 슬퍼도 절대 울지 않던 "캔디폰"인 내 핸드폰이 몇 통의 전화와 몇 통의 문자를 받아서 바쁘게 움직였다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점심 땐 부모님을 모시고 식사를 대접해드리기로 약속을 하였던 터라 그렇게 점심을 먹었습니다. 복날도 있고해서, 보양식으루다가 맛있게 먹었지요.

 

  그러고 나니, 뭔가 나를 위해 해주고 픈 생각이 들어서, 영화를 한 편 보러 갔습니다.

  나간 김에 저녁을 사먹으려고 했는데, 마침 책을 한 권도 들고나오지 않아서 서점에 들렀습니다.

 

  딱히 보고 싶은 것이 있는 건 아니었는데, 간단하게 읽을 거리가 필요했기 때문에, '공지영'<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를 구입해서 몇 페이지를 읽고, '하정우' 주연의 <국가대표>를 봤습니다.

  책도 재미있었고, 영화는 부분적으로 흠잡을 곳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쁘게 봐주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딸처럼 아끼는 제자의 전화를 받고, 지금 이 자리입니다.

 

  딱히 별스러운 것은 없는 하루 였는데,

  별스러운 것이 있다면, 전화를 건 사람들이 미안해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미안해하기 전에는 축하한다는 말을 먼저 했고,

  음력과 양력이 헤깔려서 늦게나마 알게 되었다는 말들을 했습니다.

 

  감사히 전화를 받았고, 혼란을 주었던 음력때문에 조금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예, 오늘은 1년 365일 중에, 별스럽지는 않으나, 제 생일이었습니다.

  저는 생일을 음력으로 계산하는 터라, 항상 사람들이 헤깔려하곤 합니다.

 

  주위의 사람들을 보면, 가족과 함께 하는 생일은 집안의 내력대로 음력을 챙기고, 친구들이나 대외적으론 양력을 챙겨서 혼동이 덜하게 하는 것도 많이 봤습니다만,

 

  굳이 대수롭지도 않은 날을 두 번씩이나 하는 것도 이상하고,

  간혹, 아무일 없이 지나가더라도 하나도 서운해하지 않은 저이기에, 그냥 계속 음력으로 생일을 챙기고 있지요...

 

  저에겐 생일이 별스럽지 않습니다.

  그냥, 똑같은 하루이지요. 그런데 다른 분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시는가 봅니다.

  그래서, 열심히들 챙겨주시지요. 물론 고맙고, 감사합니다.

 

  여자친구가 있을 때에는 뭔가 좀 특별한 기분으로 식사를 하기도 하고, 여행을 가기도하고 했었는데, 그러다 보니, 생일이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생각해주는 누군가를 위하는 날이 되어버렸댔습니다.

 

  그래서, 작년부터는 뭔가 나를 위해 하나씩 선물을 하기로 했었는데요.

  작년에는 순전히 나를 위해서 좋은 연극을 한 편 봤었고요.

  올해는, 벼르고 벼르다가 시계를 하나 사서 선물했습니다.

 

  위에 있는 시계인데요, 참으로 맘에 듭니다. ^^

 

  이제, 완연히 34살, 아니 만으로는 33이 되었습니다.

 

  본래 저는 나이 먹는 것을 좋아했었는데요, 30이 넘어가고 31가 되고, 32이 되고 하면서, 뭔가 조급함에 불안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다시 나이 먹는 것이 편안하게 생각되는 군요.

  그런 점에서 이번 생일은 좀 괜찮다는 생각입니다.

 

  이제 또 한 살을 먹었으니, 좀더 나를 위한 삶을 살아야겠다고 맘 먹는 '차이와 결여'입니다.

 

  내일부턴, 연수의 하일라이트인 시험과 발표수업을 준비하며 또 빡시게 한 주를 살아야 할 듯 합니다.

  그런 와중에 휴식처럼 지나가는 하루, 좋네요..

 

  빨리 연수까지 끝마치고, 어디 한적한 계곡으로 책 몇 권 챙겨서 놀러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빨리,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1Q84>가 출간되었으면 좋겠군요.

  후후..

 

Trackback Address >> 이 글에는 트랙백을 보낼 수 없습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카르페 디엠 2009/08/03 13:5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생신(응??)축하드립니다. 지났지만.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IQ84>로 읽은 저의 심리상태는..뭐지..

    • 차이와결여 2009/08/03 23:50  address  modify / delete

      '카르페 디엠' 님.. 생신이라뇨.. ^^;;;;
      여튼, 감사드려요..

      좀 지나면 어떻습니까, 축하받으니 기쁘기만 한걸요ㅎㅎ
      <IQ84> 넘 재밌어요..ㅋㅋ

  2. herenow 2009/08/04 02:1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도 늦었지만 생일 축하드려요.
    시계, 깔끔하니 정말 이쁘네요.

  3. 괜찮아 2009/08/04 11:4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서른 즈음에 괜한 조급함에 불안해지는 건 저에게만 해당되는 얘긴 아닌가봐요.
    암튼, 생일이셨다니... 축하해드려야겠죠?! :)

    ps. 언니네이발관의 "생일기분"을 추천해드립니다.

    • 차이와결여 2009/08/04 13:28  address  modify / delete

      무사히 다녀오셨네요?? ^^

      서른 때쯤, 뭔가 불안한 건 당연한건가 봐요.. 주위에서 다 그렇더군요.. ^^

      저는 36쯤 해서, 또 한 번 불안해하지 않을까 하는데요.. 뭔가 준비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ㅋ

      "생일 기분" 꼭 들어봐야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