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리피쉬>  국내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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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 2008년 08월 24일 19:00
Where : 미로스페이스 (광화문)
          (★★★☆)    

  이스라엘 영화를 또 만났다.
  이번 작품은 '칸느 영화제 황금카메라상'에 빛나는 <젤리피쉬>.
  '황금카메라상'은 대상이라고 볼 수 있는 '황금종려상'과는 달리 새롭게 등장한 가능성 있는 신예 감독에게 주어지는 상이라고 알고 있으며 따라서 이 영화를 감독한 '에트가르 케렛' 감독에겐 이 영화가 장편 데뷔작이었음을 밝히고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뭐 이제는 영화에서 다수의 주인공이 등장하여 각자의 이야기를 독립적으로 펼쳐가다 중첩되는 그런 스토리 라인이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이 영화는 신예 감독의 데뷔작임을 생각해볼 때, 세명의 주인공,'바티야(사라 애들러)','조이(마네니타 드 라토레)','케렌(노아 크롤러)' 3명의 여성들이 각자의 삶 속에서 가지고 있는 작은 소망들이 각각 펼쳐지다가 하나의 완결된 주제로 모아지는 어려운 이야기를 잘 완성시켰다고 생각한다.

  대략적 줄거리를 설명하자면,
  어릴적 부모의 이혼으로 가슴에 상처를 입고 살아가는 결혼식장 웨이트리스 '바티야'는 남자친구의 이별을 통고를 받고도 그를 붙잡을지 말지 고민할 만큼 사람을 믿지 못하는 성격이다. 그렇게 답답하기만한 일상 속에서 하루는 바닷가 해변에 앉아 있는 그녀늘 향해 한 아이가 다가오는데, 무엇을 물어도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웃기만 하는 해맑은 아이. 우여곡절 끝에 주말동안 그 아이를 보호하게된 '바티야'

  필리핀에서 건너온 '외국인 노동자'인 '조이'는 히브리어를 잘 하지 못하고, 필리핀에 두고온 아들을 생각하며 아기를 돌보는 유모를 하고 싶지만, 주어지는 일은 노인들을 간병하는 일 뿐이다. 더군다나 그녀가 일을 시작하려하자 이미 세상을 떠나기까지 하는데, 그런 그녀에게 연극인 딸을 둔 괴팍한 노인을 도와주는 일이 주어지고 히브리어도 못하는 그녀가 못마땅한 노인은 '조이'를 귀찮아한다.

  행복한 결혼식 후, 카리브해로 신혼여행을 떠나려던 신부 '케렌'. 화장실 문이 고장나 뛰어넘어나오다 그만 다리가 골절되고 비행기를 탈 수 없게된 그녀는 가까운 해변으로 신혼여행을 가게 되는데 가는 방마다 맘에 들지 않는다. 바다가 보이는 스위트 룸은 이미 여류 작가가 묵고 있는데, 우연한 일로 남편과 그 작가와 가까워지자 마음이 불안해지는 '케렌'.

  이상이 대략적인 발단 까지의 줄거리.
  세 개의 이야기가 이리저리 중첩되면서도 이야기의 맥을 끊지 않고 부드럽게 이어지는 것이 굉장히 신선했다.

  스포일러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첫번째 이야기의 '바티야'는 아직까지 자아를 확립하지 못한 '10대의 소녀'의 모습, 아이를 만나면서 자신의 내면에 자아를 억누르고 있던 무의식에서 탈출하는 계기를 갖게되는 것을 표현한 것이고,

  두번째 이야기의 '조이'는 한 사람의 '어머니'로서의 여성의 모습, 다분히 봉건적이긴 하나 삶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가족의 부양이라는 의무감으로 둥둥떠다니는 '해파리'처럼 부유할 수 밖엔 없지만, 진정으로 자신을 이해해 주는 또다른 '어머니와 자식'의 모습의 노인을 만나고 삶의 희망을 알아가게 된다는 내용이고,

  세번째 이야기의 '케렌'은 이제 막 사랑을 이루어 가려는 '20대의 여성'으로서의 모습, 때로는 한 사람의 사랑을 받고 살아가는 존재이지만, 결국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고서야 타인을 사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체험을 통해 깨닫게 되는 내용으로 파악했다.

  자칫 이런 나의 판단이 다른 분들의 감상에 누가 되지 않을까 염려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영화의 구성상 하나 하나 짚어가며 내용을 따라간다고 해도 보는 사람마다 감상이 달라질 여지가 많이 있고, 내 판단이 결코 옳은 것도 아니니까.. 괜찮겠지...

  암튼,
  위와 같은 이야기들이 매우 감성적인 색감과 함께 예쁜 영상으로 펼쳐진다. 또한 제목의 설정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다소 상징적인 표현들이나 대사들 독백이 많이 등장하지만, 그렇게 어렵지는 않아서 영화의 맥을 잘 짚어나간다면 어렵지 않게 감독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게 되어있다.
  세명의 주인공들이 모두 우연적인 만남을 통해 자신의 인생의 가치를 깨닫고, 삶의 방향을 바꿀수 있는 '희망'을 발견하게 되는 것으로 영화가 마무리되면서 영화를 보는 동안 그녀들의 삶에 공감했던 관객들이 많았던지 뒤쪽에서 눈물을 흘리는 관객들이 꽤 많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듯
  제목 '젤리피쉬'는 연약하고 상처받기 쉬우면서도, 삶을 부유해다닐 수 밖에 없는 여성의 삶을 상징한다고 보면 되겠고, 영화에서 울려퍼지는 '라비엥로즈(장미빛 인생)'는 그녀들의 삶의 희망을 역설적으로 표현한다는 것으로 영화에 대한 감상을 마무리 하면서,

  최근 두 편의 이스라엘영화를 보면서 느낀 점은, 이스라엘에 유아 실종, 노인문제, 외국인 노동자와 같은 문제가 많은 것인지 두 영화 모두 그런 문제들을 다루고 있었고, 화면에서 느껴지는 건조한 모습의 긴장감 흐르는 도시의 풍경은 이스라엘의 현재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마음에 슬픈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내 선입견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참신하고 산뜻한 느낌의 영화, 여성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젤리피쉬> 공식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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