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한공주 메인포스터

<한공주> 영문판 포스터


  * 2014년 6월 4일 수요일 20시 20분
  * 메가박스 (영통)
    (★★★★☆)


  어제는 지방선거가 있던 날이었다.

  당연히 학교는 쉬는 날이었지만, 자율적(?)으로 학교에 나와서 공부하는 아이들이 있는 관계로 오후에 학교에 나가야만 했다.

  느즈막히 일어나서 "지영씨"와 함께 털레털레 걸어서 투표소까지 갔다.
  도지사, 시장, 교육감 정도야 고민할 필요 없이 마음을 정했고, 비례의원들은 "녹색당", "정의당"에 한표씩 드렸다. 그리고 학교...

  항상 이맘 때 쯤의 날씨는 더운 것도 아니고 안 더운 것도 아닌 애매모호한 날씨..얇은 바지에 반팔을 입고 왔더랬는데, 아이들은 덥다고 에어컨을 켰다..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건지, 찬바람을 맞으면 어깨 근육이 긴장한다.
  아이들이 쓰다 남은 담요를 어께까지 두르고, 덜덜 쪼그라들어서 감독을 마치고 그간 보고 싶었던 영화를 보러 갔다.
  올해는 이러저러한 일들이 많아서 거의 영화를 못보고 지냈더랬다.
  그래서 내심 기대를 하고 보러간 영화 <한공주>.

  영화 속의 "공주"는 눈망울이 정말 맑고 고운 아이였다.
  모질고 험난한 삶을 살고 있지만, 평상시에는 삶에 대한 두려움이나 분노가 드러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보다 더 망가진 아빠, 엄마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그들의 삶까지도 포용하는 듯한 눈빛이 있었다.

  자신의 삶을 동정하거나, 연민하지는 않지만, 혹시 모를 후회를 위하여 수영을 배우려는 "공주".

  어쩌면 그녀 삶의 마지막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는지도 모르고,
  상황은 점점 이미 짜여진 각본대로 그렇게 그녀의 삶을 하나 둘 옥죄어 왔다.

  과연 그녀가 선택할 수 있는 답지는 몇 가지나 될까...

  영화는 현재 이야기의 흐름 속에 과거의 사건들을 단편적으로 삽입하여, 그녀의 행동과 슬픔의 이유를 하나씩 관객에게 던져주는데, 사실 나에겐 그런 방식이 너무 잔인하게만 느껴졌다.

  이미 인터넷과 방송을 통해서 숱하게 접해왔던 이야기들.
  때론 분노하고, 때론 경악을 금할 수 없었던 이야기들.
  이미 결론이 나고 '그냥 그런 일들이 있었지' 하고 잊어버렸던 이야기들.

  지금도 심심찮게 흘러나오는 영화가 아닌 실제 이야기들을 접하며 무감각해졌던 나의 모습들이 정말 잘못된 것이라고,
  세상에서 가장 나쁜 일은 그걸 잊는 것이라고
  나에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내가 또다른 가해자가 아닐까 자꾸만 내 스스로에게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한공주"를 연기한 '천우희'의 연기는 매우 뛰어나고, 다른 배우들의 연기도 전반적으로 좋았다.
  게다가 전체적인 이야기의 짜임새도 좋았던 영화.
  아픈 사실이지만, 결코 외면해서는 안될 우리 사회의 이야기"한공주"

  영화는 좋았지만 보는 나는 정말 힘이들었던지, 오늘은 늦잠을 자서 지각을 할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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