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학교 이티> 공식포스터

이미지 출처 - 다음(www.daum.net)




When : 2008년 09월 20일 14시 40분
Where : 메가박스(코엑스)
(★★★★)


  '김수로'를 원래 좋아하기도 했지만,
  왠지 학교를 배경으로 한 영화라 자꾸만 보고 싶어졌습니다..
  코미디 영화가 별거 있냐? 라고 생각하실 분들도 많겠지만,
  원래 이런 영화는 즐겁게 시간 떼우기 용으로 만들어지는 거 아니겠습니까?
  아무 생각없이 유쾌하게 보면서 한바탕 웃고 나오면 되는 거지요.

  저는 사실,
  아는 사람들과 함께 영화를 보러 가게 되면,
  코믹한 장면에서 박수까지 치면서 웃어서 주변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관람객 유형인데요,
  어느덧, 혼자보는 것에 익숙해져버린 나머지,
  이제는 혼자서도 자지러지게 웃게 되버렸습니다.

  그런데,
  <울학교 이티>는 그냥 웃어넘기기에는 심각한 문제들이 많이 담겨져 있었고,
  중간 중간 엉뚱한 장면들이나, 황당한 스토리들이 나오기도 하지만,
  전체적인 스토리의 전개는 어설프지 않고 중심을 잘잡아 나가서 마무리까지 훌륭한 코미디영화 였다고 자평합니다.

(스포일러가 많습니다.)
  대학 졸업 후, 10년간이나 아무탈 없이 철밥통을 잘 지켜왔던, '천성근(김수로)'은 고등학교 체육교사입니다.
  '열공이 뭐지?',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공차자!'
  체육시간이면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서 축구도 하고, 저녁에는 학생선도를 위해 당구장을 돌고, 학생끼리 옥상에서 싸움을 하면 가서 심판도 봐주는 보기드물게 전인교육을 실천하는 '참교사'라고 볼 수 있는데, 항상 '천성근'을 못마땅해하는 영어교사 '차승룡'은 이사장 아들이 코피를 흘리자 무리한 체육시간 때문이라고 모함을 씌워 '천성근'을 쫗아내고 영어 시간을 늘리고자 하지요.
  마침, 대학교 때 좋아하던 여학생이 영어교육과 였던 관계로 그 학생에게 잘보이고자 영어교육을 복수전공으로 선택하여 '영어 교사 자격증'이 있었습니다. 이제 체육교사인 '천성근'은 학교에 있기 위해서 '영어'교사로 변신을 해야하는데....

  내용이야 뻔한 스토리지만,
  그 안에 담겨있는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이 조금도 과장된 것 같지 않아 가슴이 아픕니다.
  대학입시를 위해 수업시수가 줄어가는 예체능과목들,
  '공부는 학원가서 하는 거죠~' 라며 앞에서 당연하게 이야기하는 학생들,
  기본은 그만 두고, 수능 문제 하나라도 더 맞을 수 있도록 문제집으로 공부하자는 학생들,
  학교에서 교사에게 큰소리치는 학부모,

  물론,
  출판사로부터 촌지를 받아 챙기는 교사도 나옵니다.
  비록 설정은 강남에서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좋은 대학'을 많이 보내는 학교로 설정되어있지만,
  이미 이 영화 속의 모습은 웬만한 일반계 고등학교의 모습에 조금 더한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온갖 어려움 속에서 '천성근'이 대응하는 방식이 참 훌륭합니다.
  자신의 존재를 무너뜨리는 상대들을 힘이나 능력으로 눌러 제압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본래 해야할 모습,
  교사로서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상대들이 더이상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방법,
  끝까지 아이들을 생각하는 모습.

  시나리오를 쓴 분이 누군지는 모르겠으나 바람직한 교사의 모습에 대해서 외형적인 부분만이 아닌 내면 자세까지도 바람직하게 그렸다는 데에 감탄을 했습니다.

  중간 중간 너무 많은 내용을 담으려다 보니, 이야기가 새는 부분도 없잖아 있었습니다만,

  '김수로'의 연기는  코믹과 드라마를 넘나 들면서 극히 오버하지 않고 자신이 가진 것 만큼만 드러냈다는 느낌이 들어 매우 좋았습니다.
  감초와 같은 연기를 보여준 교장선생님 '이한위'아저씨의 연기도 재밌었구요.

  똘똘이 스머프와 같은 반장역할을 만화 속 캐릭터처럼 색깔있게 연기한 송이역의 '박보영'이라는 배우는 처음 만났지만, 너무 귀여웠습니다. 너무 동안으로 보이는 얼굴과, 작은 키가 연예인으로서 가지는 흠일 것 같은데, 잘 극복하길 바랍니다.

  또 한명의 배우,
  권투 선수로 나오는 백정구역의 '백성현'이라는 배우는 참 잘생겼더군요. 잘키우면 대성할 것 같습니다.

  아무튼,
  6시에 보기로 한 '나오코'를 보기 전에, 시간 떼우기 용으로 본 영화치고는 꽤 만족스러운 영화였습니다.
  언제나 웃는 얼굴이었던 '천성근'의 눈물을 보게 되었을 때에는 저도 눈물이 그렁그렁했으니까요...
  (이건 너무 많은 감정이입을 한 탓일 수도 있습니다... 어쩔수 없는 직업병...)

  여튼, 중고등학생들이 재미삼아 볼 영화라기보다는
  교사들이나, 학부모들, 학교의 교장선생님, 이사장님 들이 보았으면 하는 영화,
  아님 교육부(요새 뭘로 바뀌었죠? 과기부로 통합됐던가요?)장관이나, 명박이 아저씨가 봤으면 하는 영화,
특히,
  서울시 교육청에서 단체관람 했으면 하는 영화였습니다.


  덧붙임 : 별점 ★ 4개 중에 1개는 코믹성에 준 별점입니다.
              '김수로'의 애드립! 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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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초코사랑 2008/11/30 21:1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교사준비하는 저로서는 참으로 가슴이 아픈 영화더군요..
    가볍게 웃고있기에는
    은근 무거운 내용이지 않나 싶어요.
    정말
    현직 교사분들과 교사준비하는 학생들,
    그리고 입시많은 중요시 생각하는 모든분들...
    학생들보다는
    어른들이 많이 봤으면 하는 영화입니다.

    • 차이와결여 2008/11/30 23:16  address  modify / delete

      아.. 그러셨구나..^^

      이 영화를 보고 그렇게 느끼셨다니, 분명히 좋은 선생님이 되실 것 같습니다. '초코사랑'님 같은 분들이 꼭 선생님이 되셔야해요~~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