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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를 보았다> 티저 포스터



   * 2010년 08월 14일 토요일 15시 15분
   * CGV 동탄스타
     (★★)


  아침 일찍 건강검진을 마치고 어젯밤부터 한 금식때문에 거칠어진 속을 달래느라 죽을 사먹고 나니 무언가 허전했습니다.
  영화를 한 편 볼까하는 생각이 들었고, 이미 <인셉션>, <아저씨>를 봤으니 <토이스토리3><악마를 보았다> 중에 선택을 해야 했습니다. 물론, 서울로 원정을 간다면 다른 영화들도 볼 수 있겠지만, 내일 먼 여행길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무리를 하고 싶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동네 근처에 새로 생긴 'CGV 동탄스타'에도 한 번 가보고 싶은 맘도 있어서 결국 <악마를 보았다>를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악마를 보았다>는 이미 폭력의 수위가 높아서 제한상영가를 받느냐 마느냐의 논란으로 인하여 톡톡히 유명세를 치르고 있었던 영화이지요. 저는 영화의 내용상 설정이나 영화적 효과를 위해서 폭력이 사용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여기고 받아들이는 편이지만 <쏘우>시리즈나 <나이트메어>와 같이 말초신경을 자극하기 위해 과도하게 피를 난무하는 영화를 즐기는 성격은 아닙니다. 이유는 그러한 영화가 의도하는 바를 분명히 납득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악마를 보았다>'김지운'감독의 영화였고, 이전까지의 '김지운'감독의 영화를 봤을 때, 분명히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폭력을 활용했을 거라고 짐작을 했기에 볼만 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이병헌'이나 '최민식'에 대한 믿음도 한 몫 했지요. 암튼, 늦은 점심을 먹고 극장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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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철'의 친구네 펜션 안의 한 장면, 역시 벽지까지 신경쓴 흔적이 보입니다.




  영화의 내용은 잘 알려진대로 사이코패스이자 연쇄살인범인 '장경철(최민식)'에게 약혼녀를 희생당한 국가정보원 요원 '김수현(이병헌)'이 혈혈단신의 몸으로 응징을 한다는 비교적 간단하고 명료한 내용입니다.

  당연히 내용상 영화는 스릴러로 구분될 수 있겠고, '이병헌''최민식' 두 명의 주인공이 '선''악'을 대변하며 전개되는 전형적인 권선징악형 영화입니다. 이런 영화들의 결말은 정해져 있기 마련이고, 이미 우리에게 익숙하고 많이 보아왔기 때문에 <악마를 보았다>가 그런 뻔한 이야기로만 표현하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영화를 보기 전에 과연 이 뻔한 스토리를 영화로 만든 '김지운'감독의 의도가 무엇일까 생각해보았습니다.
  그간의 영화스타일로 짐작해 보았을 때 아마도 <달콤한 인생>이나 <놈놈놈>에서와 같이 장르에 맞는 스타일리쉬한 영화적문법에 치중한 영화가 만들어지거나 아니면 <장화,홍련>과 같이 극단적 상황에서 미묘하게 변화하는 인물의 심리에 초점을 맞춘 영화 혹은 그 둘을 모두 포함하는 영화가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죠.
  아니나 다를까 영화는 처음으로 희생양이 되는 '김수현'의 약혼녀의 장면에서 하얀 눈과 밤과 붉은 피, 그리고 현악기들의 그로테스크한 조화를 보여주면서 나름 스타일리쉬하게 관객들의 마음을 공포 속으로 몰아넣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설정들은 여러 군데에서 보이는데요. 처음 희생자의 사체가 발견되는 장면에서 수많은 취재진과 경찰들 그리고 주인공 '김수현'이 한데 뒤엉키며 벌어지는 장면이라거나, 고딕풍의 '장경철' 친구의 펜션 안 식당의 분위기 등등이 그러합니다. 물론 다른 살해씬들에서도 소품 하나하나 피가 얼굴에 묻은 장면 하나하나에서도 나름 표현되고 있지요. 하지만 이러한 스타일은 이미 '김지운' 감독이 잘하는 연출들이라 특별하지는 않았어요. 외려, 어디서 본 것 같은 장면들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앞에서 말한 첫 희생자의 씬들에서는 <렛미인>의 음울한 풍경이 떠올랐고, 경찰과 취재진들이 뒤엉키는 장면의 혼란스러움은 <살인의 추억>에서 먼저 표현되었던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밤과 낮이라는 차이는 있지만요. 또 고딕풍의 식당은 옴니버스 영화 <쓰리>의 박찬욱 감독 편의 한 장면이 생각나더군요. '최민식'이 등장하는 것이라는 공통점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식당에서의 겁탈씬은 <친절한 금자씨>의 그것과도 매우 유사했습니다.
  원래 연쇄살인범을 쫓는 영화가 비슷할 수밖에 없다면 할 말은 없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틀은 또 <추격자>의 그것과도 다르지 않겠지요.(이건 좀 위험한 이야기인 것 같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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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좀 말이 안되는... 아무리 양평이지만 병원에 손님이 이렇게 없다니..



  그래서 그렇게 별다를 것 없고 오히려 정직하다고 할 수 있는 영화의 내용과 흐름에서 과도한 폭력성과 난무하는 피가 꼭 나와야 했던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곰곰히 생각해봤는데요.
  감독의 의도는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스타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주인공 '김수현'의 심리변화와 '장경철'의 극단적인 행동을 대조, 대응하기 위한 것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쉽게 말해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의 '가슴에 무거운 돌덩이가 하나 들어있는 것' 같은 느낌과 죽이고 싶도록 복수하고 싶은 마음을 극단적인 폭력으로 표현했다는 것이죠.
  사실 우리가 보아온 많은 영화들 그리고 이야기들에서는 선인을 선인으로 남기기 위해 최후의 복수는 인간의 손이 아니라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라는 식으로 피해가기 일쑤잖아요. 악인이 도망가다가 차에 치여죽는다거나, 발에 끈이 걸려 낭떠러지로 떨어진다거나와 같은...
  하지만 제가 생각해봐도 내게 정말 가까운 사람이 살해를 당한다면 그 살인자를 찾아가 내 손으로 복수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떻게 본다면 우리가 이제까지 보아왔던 영화 속 장면들은 '위선'이랄수 있는 것이겠지요. 그렇게 '위선'을 떨지않기 위해선 직접 손으로 벌을 내려야 할텐데, 그렇다면 선인도 더이상 '선인이 아니라 악마'가 될 수밖에 없을 겁니다.
  따라서 영화의 제목에 생략된 부분을 더하면 '내 안의 악마를 보았다.'라고 하는 것이 정확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분명히 감독도 그러한 부분을 표현하려고 했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확신이 들기도 했지요. 하지만, <악마를 보았다>는 그러한 감독의 생각을 관객들에게 충분히 설득하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주인공 '김수현'은 이미 처음부터 '장경철'을 잡았다가 풀어주기를 반복하면서 자신이 설정해놓은 결말을 향해서 달려가는 인물이고 살인자 '장경철'은 고통이나 두려움 따위를 모르는 '사이코패스'이기 때문이지요. 둘 모두 변할 수가 없는 인물들입니다.
 
  어떤 글들을 보니까, '김수현'이 복수를 해나가면서 점점 '장경철'을 닮아간다고 얘기했던데, 제 생각으로는 이미 '김수현''장경철'은 그 복수와 살인에 대한 욕망의 크기가 비등한 인물들이어서 누가 누구를 닮아간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네요.
  그냥 '김수현'은 약혼녀가 당했던 아픔만큼 똑같이 복수를 하고 싶어하는 인물이고, '장경철'은 살인 자체를 게임하듯 즐기는 인물일 따름이었습니다.
  그렇다보니 그 둘을 표현하는 과도한 폭력들은 그냥 그대로의 폭력일뿐이고 더이상 의미를 갖기가 힘듭니다. 설득력이 없는 폭력들이 난무하는 겁니다. 좀 박하게 말하면 많이 빼버리고 짧게 만들어서 15세 관람과를 했어도 영화의 이야기와 영화에서 느끼는 감동은 지금과 변함이 없을 것 같습니다.
  영화가 하드코어를 표방하는 것도 아닌데 영화의 스타일을 위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내용을 위한 것도 아닌 장면들을 위해서 굳이 제한상영가를 받네 마네 할 정도로 집요하게 묘사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오래간만에 쓰려니까 정리가 잘 안되어서 주저리주저리 떠들고 말았는데요.
  '이병헌''최민식'의 연기는 그냥 그런 수준입니다.
  왜려 지난날의 어떤 영화들에서 봤던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낯익어서 '연기 잘한다'와 같은 감탄은 나오지 않더군요.
  저는 '이병헌'이 차라리 <그 해 여름>, <번지점프를 하다>, <내 마음의 풍금>에서와 같이 폼잡지 않고 소탈하게 나오는 연기를 하는 것이 더 보기 좋은 것 같습니다.
  '최민식' 스스로도 말했지만 너무 쎈 연기를 많이 해서 이미지가 고정되는 것만 같습니다. 그리고 센 연기를 할 때마다. '이~ 씨발새끼야!'라는 말을 매우 많이 하는데, 그 톤이나 발음이 너무 똑같아서 그냥 그 인물이 그 인물 같다는 느낌도 들었네요.

  영화에서의 폭력장면에 대해서는 나름 혹평을 했지만, 스릴러물 답게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은 있습니다. 물론 중간중간 '왜 그러지?'라는 장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잔인한 장면이 나올까봐 움츠리고, 불쌍한 희생자들이 죽어나갈 때마다 안타까워하느라 시간이 가는 줄은 잘 모르겠더군요.
  나중에는 너무 많이 죽다보니까.. '이젠 그만 죽여라', '그만 좀 놓아주고 그냥 복수하고 끝내자'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만약 감독이 관객에게 의도한 것이 이런 생각을 들게 하는 것이라면 의외의 성공적인 영화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네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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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4 23:23 2010/08/14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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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페디엠  | 2010/08/15 18:50
이거..딱 제 취향의 영화인데..쩝,
통영 여행 중인가봅니다.
전 국외여행은 꼭 혼자를 고집하는 편인데
혼자 국내여행은 좀 꺼려지더라구요..
장경철씨 만날까봐서요^^
멋진 여행후기 기대할께요.
차이와결여  | 2010/08/16 01:04
풋.. '카르페디엠'님의 응용력이란..

역시 재치가 번득이셔요 ^^

'장경철'씨.. 지금 생각해봐도 끔찍하네요..

영화를 보고 났더니, 제 앞에 여자들이 혼자 지나갈 때, 내 안에도 악마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섬뜩하더라구요..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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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깡패같은 애인

<내 깡패같은 애인> 메인 포스터



* 2010년 05월 21일 17시 20분
* 프리머스 시네마(오산)
  (★★★☆)

  오래간만에 꿀맛같은 연휴를 맞이하여 하루 종일 집에서 뒹굴거리다가 뭐라도 봐야하겠기에 영화관을 찾았습니다.
  아직 <하녀>를 못봤기 때문에 정 볼 영화가 없으면 <하녀>라도 봐야겠다고 생각을 했었더랬죠. 그런데, 영화관에 가서 보니, <내 깡패같은 애인>이 상영되고 있었습니다. 얼마 전에 기자시사회가 열렸다는 기사를 읽었었는데, 저는 '정유미'를 한동안 눈여겨 보았었으므로 망설여졌습니다. 하지만 왠지 <하녀>는 땡기질 않더라구요. 그래서 표를 예매하고 저녁을 먹고 영화를 보았습니다.

  이 영화 <내 깡패같은 애인>은 언뜻보기엔 그저그런 내용의 진부한 조폭&로멘스영화라는 느낌을 주는 영화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제목도 무슨 삼류 조폭영화같은 느낌이 들고, 이제는 흥행파워라고 할 수도 없는 '박중훈', 그리고 떠오르는 신예, 그러나 뭔가 기묘한 느낌을 주는 '정유미'가 주연을 하고 있다는 것을 봐도 그렇지요. 개인적으로는 포스터도 정말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솔직히 예매할 때에는 이런 마음도 있었습니다.

  '그래 그동안 괜찮다는 영화들만 봐왔으니까. 한 번쯤은 가볍게 머리를 식힐 필요도...'

  그래서, ''정유미'만 이쁘게 나오면 된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영화를 봤지요. 그런데 의외로 소박하게 시작한 영화가 결말까지도 예쁘게 처리되어서 영화를 다 보고 나섰을 때에는 뭔가 뿌듯한, 그리고 '사랑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어서 매우 기분좋은 영화였습니다.

내 깡패같은 애인

만나자 마자 티격대는 둘의 만남 <내 깡패같은 애인> 스틸 컷



  대강의 스토리는 이러합니다.
  지방에서 대학을 마치고, 대학원도 마친 '한세진(정유미)'은 서울에 직장을 잡게 되었고, 그저 적당한 사람에게 시집을 가서 곁에 머물러주길 바라는 아버지를 뒤로 하고 상경하게 됩니다. 요즘처럼 취직이 어려운 때에 서울에, 그것도 번듯한 직장에 애인까지 생겼던 '세진'은 나름 인생 최고의 황금기를 보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죠. 그러나 기쁨도 잠시 회사는 부도가 나고 애인에게도 채여서 달동네로 이사를 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민망한 마음에 시골의 가족에게는 회사의 부도 사실을 알릴 수 없었고, 여기 저기에 입사원서를 넣으며 다른 직장을 구하기 위해 애를 쓰지만, 일이 뜻대로만 풀리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가뜩이나 우울한 상황에 옆집에 사는 사람까지 신경을 쓰이게 만드는데요. 그가 다름 아닌 삼류 조폭 '동철(박중훈)'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남자 겉은 무섭게 생겼어도 맘은 착한 것 같아 자꾸만 정이 가게 됩니다.


  영화를 보면서도 느꼈던 것이지만, 이렇게 적으면서 생각해보니, 어디선가 봤던 스토리인 것 같습니다. 아마도 '박신양', '전도연' 주연의 <약속>과 같은 스토리 혹은 <걸어서 하늘까지> 와 같은 이야기가 그것이 아닐까 하는데, <내 깡패같은 애인>은 그렇게 구구절절한 스토리의 사랑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여주인공이 잘나가는 '의사'도 아니고, 지고지순한 순정을 바치는 인물도 아니거니와 직장을 구하지 못해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는 '백조'이고, 남자 주인공 또한 17대 1로 싸워도 이길 만큼 멋진 조폭도 아니지요. 까닥하다간 동생들에게 '까'일지도 모르는 후줄근한 인물입니다.
내 깡패같은 애인

무슨 깡패가 만날 맞고만 다녀요? <내 깡패같은 애인> 스틸 컷



  그런 두 삶의 공통점이라면 삶이 고단하다는 것이겠지요. 그러다보니 상대방의 고단함까지도 어렴풋이 짐작하게 되는 것이고, 자신의 삶을 보듬는 것처럼 서로의 아픔을 보듬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영화적 설정도 있습니다. '동철'과 같이 착한 깡패는 거의 없다고 봐야겠지요. 하지만 영화이니까 그냥 넘어갈 수 있습니다.

  여튼, 조직으로부터 소모될 대로 소모되어버린 퇴물 '동철'과 아직 자신이 가진 것을 제대로 펼쳐보지도 못하고 학벌주의 앞에 무너져가는 '세진'의 모습은 이기주의와 경쟁주의가 만연한 우리들의 사는 모습 그대로 입니다.

  이렇게 민감하고도 코믹한 설정에 어울리지 않는 시대적 의식을 감독은 적당히 버물여 가면서 영화를 이끌고 있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 내내 통속적이게도 절대로 어울릴 수 없는 두 사람의 만남이 해피엔딩으로 끝나게 되기를 바랐습니다.  언젠가부터 우리 나라 영화나 소설들도 '해피엔딩'을 그리는 것이 어설프지 않고 그럴듯해서 나름 기대를 하게된 것도 있었는데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영화의 결말은 직접 영화관에 가셔서 확인하세요.

내 깡패같은 애인

요샌, 면접 볼 때, 춤도 추나요~~ <내 깡패같은 애인> 스틸 컷



  여튼, 뻔한 짐작이긴 하지만,
  '동철'이 또 한번 조직을 위태롭게 하던 '박반장'을 제거하기 위해 '재영'과 가면서, 뻔히 자신과 같은 길을 걷게될 '재영'을 뿌리치고 혼자 가는 모습과 '세진'이 면접을 보러 간 곳에서 놀림만 받고 돌아서면서 흘리는 눈물 같은 것들은 극적이지만 사실적인 부분을 담고 있어서 가슴에 찡했습니다.

  그래서,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이면서도 좋은 느낌으로 영화관을 나올 수 있는 영화가 되지 않았나 싶은데요. 여러 사이트 들의 평점도 좋고, 입소문도 타고 있는 것 같더라구요.

  <하녀>, <시>, <하하하>등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영화들 사이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가볍게 머리도 식히고 기분전환도 하고 싶으신 분들에게 딱 어울릴만한, 별 4개까지는 아니어도 3개만 주기도 아까운 영화입니다.

내 깡패같은 애인

이 영화의 결말은 해피엔딩일까요 새드 앤딩일까요??? <내 깡패같은 애인>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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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25 13:03 2010/05/25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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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vis  | 2010/05/28 19:47
저는 개인적으로 해피앤딩이기를 바랍니다... ㅎ

근데 슬픈 영화는 아닐것 같아요~
달달한 영화같아요 !
결말은 ,
영화관가서 직접 확인해야 하는건가요???
OpenID Logo 차이와결여  | 2010/05/28 23:00
ㅎㅎㅎ 넹넹, 결말은 영화관에 가서 직접 보세요..

아무 생각없이 가서 보시면 꽤 괜찮은 영화랍니다.~~
행인  | 2010/06/07 19:17
왜 지금까지 취직을 못하셨을까요?

지금껏 이런걸 물어본 회사가 없었습니다...
OpenID Logo 차이와결여  | 2010/06/07 21:25
아. 정말 그 대사는 가슴을 때리는 대사였어요..
맞네요. 까먹고 있었어요..^^

방문을 감사드려요. '행인'님..
정말  | 2010/06/28 13:30
영화 방금봤는데 아 마지막.. 정말 ㅎㅎ
정말 외면하기엔 아까운 영화같네요. 돈ㅈㄹ 영화와 드라마에 지친이들에게 추천합니다. ^^
차이와결여  | 2010/06/28 13:43
방문을 감사드려요. '정말'님 ^^

어찌된 영문인지 처음 포스팅을 했을 땐, 이 포스트로 방문자가 거의 없었드랬죠.

근데, 요 며칠 사이 부쩍 방문자가 많아 졌어요.
그러다보니 'N'포털사이트의 검색 순위에도 올랐나봅니다.
덕분에 '정말'님의 방문도 받게 되었네요.

방금 보시고 바로 방문해주셔서 더더욱 영광입니다.
정말 외면하기엔 아까운 영화죠? 저도 다시 보고 싶어집니다. ^^
바보네가게  | 2010/07/11 03:13
갠적으로다.. 4개도 아깝지 않은 것 같다는... ^^ 영화를 그리 많이 봤다고 할 만하지는 않지만.. 열혈남아 이후로 [깡패]를 소재로 한 영화 중에서 참~ 사실적이라는 느낌입니다. 거기에 "취직"이라는 소재로 더욱 현실감을 준 것 같구요.. 헐리우드 진출작 무슨 드래곤 이후로 오랜만에 본 박중훈의 연기는 영화를 보는 사이사이 굳~ 이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좋았습니다. 흥행에 그리 참패한 것 같지는 않지만 더 흥행할 수도 있었을 텐데.. 아직도 우리 사회는, 그 구성원들은 환상속에서 꿈을 꾸고 있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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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포스터

<경계도시2> 메인포스터

 

* 2010년 4월 25일 13시 30분

* 영화공간 주안(인천)

  (★★★★)

 

  이미 3월달에 개봉을 했었고, 그 때부터 필견 리스트에 올라있던 <경계도시2>를 드디어 보고 왔습니다.

  정말 보고싶었고, 보아야했음에도 불구하고, 바쁘다는 핑계로, 까먹었다는 핑계로 이때까지 미뤄왔는데, 이런 저를 위해서 아직도 상영하고 있는 영화관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정말이지, 저는 '주안'으로 이사를 가고 싶은 지경입니다.

 

  암튼,

  다큐멘터리 <경계도시2>는 전작 <경계도시>와 같이 재독철학자 '송두율' 교수의 이야기입니다. 전작이'송두율' 의 입국시도와 초청단체의 취소로 인한 좌절, 그 안에서 민주화 운동권에게 던져진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국가보안법', '레드컴플렉스'에 대해 다룬이야기였던 것에 반해서, 이번 다큐는 이미 잊혀진, 2003년의 시점으로 우리를 데리고 갑니다.

  그 해 가을 우리사회를 떠들썩하게 장식하고, 연일 뉴스를 오르락내리락하던 그 이름 '송두율' .

  2003년엔 대부분의 국민들에게 '간첩'이라 여겨졌던 '송두율' .

  지금은 그 이름 조차도 가물거릴 정도로 잊혀진 그 이름 '송두율' .

  그 해, 우리를 휩쓸고 간 광풍은 도대체 무엇이었으며, 그를 아직도 '간첩'이라고 믿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어째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일까요.

  전작에 이어 메가폰을 잡은 감독 '홍형숙'은 말합니다.

 

  '처음엔 '송두율' 교수의 귀국과 그에 따른 심경, 그리고 그가 37년 만에 바라본 우리 사회의 모습을 담을 생각이었다..... 허나 이내 나의 관심은 '대한민국' 그 자체로 옮겨가고 있었다.'

 

  감독의 이러한 시선은 고스란히 유지되어서 처음엔 다소 희망적인 시선으로 처리되던 카메라는 점점 우리 사회의 광기어린 시선을 닮아 갑니다.

 

경계도시2 스틸컷

<경계도시2> 스틸컷 - 광기가 아닌 무엇...

 

  한 사람의 귀국과 그를 둘러싼 '레드컴플렉스'의 광기와 이를 지키고 보호해야할, 어쩌면 그러한 광풍 앞에서 진정한 인간존엄의, 민주주의의, 자유주의의 가치를 지켜내었어야 할 이른바 운동권의 비굴한 모습을 보면서 저는 한 편으로 대학교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제가 대학교에 입학한 1995년은 문민정부의 탄생과 더불어 학생운동의 힘은 빛을 바래가고 있었고, 학생들이 인정받을 수 있는 운동이란 '등록금 투쟁'정도일 뿐이었습니다. 물론 그 마저도 다음 해에 있었던 '연세대사태'를 계기로 급속도로 내리막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습니다만, 그래도 아직은 남아 있는 학생운동의 잔향으로 "4.19 걷기대회", "5.18 광주 순례" 등의 행사가 치뤄지고 있었고, "한총련 출범식"과 같은 전국적 행사도 역시 해마다 많은 학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남달리 의식이 있는 학생도 아니었지만, 과 특성상 대부분의 경우 과행사의 일부로 시작되어 학교내의 행사로 이어졌던 관계로 거의 대부분의 행사에 참석하는 학생이었습니다. 한 편으로는 대학생이라는 엘리트 집단에 속한 이상 사회에 대한, 부정한 것에 대한 적극적 발언은 사명이라고 생각하기도 하였기 때문에 그런 모임에도 대부분 자발적으로 참여한 편이기도 했습니다.

  대학에 들어와서 접한 많은 이야기들 가운데, 우리 나라의 민주화를 위해 희생했던 많은 열사들과 그들의 후배로서 "한총련"이라는 이름에 속하게 된 것도 자랑스러웠고, 매년 열리는 출범식에 다녀온 선배들의 이야기를 무용담처럼 전해들으며 한 번쯤은 가보고 싶다고 생각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해, 아마도 뜨겁던 연애때문이었다고 생각되는데, 그 해에도 선배들을 따라서 출범식에 가지 못하고 다만 선배들이 모여서하는 이야기나 들을까하고 여기저기를 기웃대던 중, 이상한 이야기를 전해 듣게 되었습니다.

  그 해, 한총련 의장이 NL 계열인데, 출범식 도중 PD 계열들의 반대로 행사 자체가 취소될 뻔 했다. 작년에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는데, 올해 역시 마찬가지였다.. 라는 식의 이야기였습니다.

  저는 그때, NL이 뭔지, PD가 뭔지도 몰랐었기 때문에, 선배들에게 자세히 물어본 즉, 학생 운동권에도 의식에 따라 여러 가지의 계파가 존재하는데, 쉽게 말해

 

  NL은 민족주의, 반제국주의 노선이 강하여, 통일운동을 지향하고

  PD는 민중민주주의, 즉 노동운동의 성향이 더 강한 그룹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학생운동은 그 두 계파가 큰 세력을 이루고 있는데, 때로는 학생운동권 내에서도 계파 서로간의 입장 차이때문에 때로는 운동의 성격이 갈리기도 하고, 비협조적으로 움직이기도 한다는 것이었죠.

 

  저는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제가 볼 때에는 모두 옳은 일을 하자고 협력한 사람들이고 더군다나 대학생들인데, 그들이 서로의 계파 간의 이해와 실리 때문에 비협조하고, 행사를 방해하고 하는 것은 이미 기성사회에서, 또는 정치에서 신물나게 봐왔던 그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경계도시2 스틸컷

<경계도시2> 스틸컷 - 지쳐버린 철학자 '송두율'

 

  모르겠습니다.

  제가 너무 얄팍한 지식으로 섣불리 규정하고 정의내리는지는 몰라도, 저는 그 시점을 계기로 학생운동에 대한 회의가 조금씩 생겼던 것 같습니다. 물론 그들의 업적이나 노력을 폄훼할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그들은 학생다워야 한다는게 제 생각이었고, 대의를 논하기에 앞서 작은 것부터 올바르게잡고 나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러나, 한 편으로 생각해보면, 제 생각이 그리 잘못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도 듭니다. 오해이건 진실이건 간에, 여전히 진보계는, NL이냐 PD이냐를 따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또 지금은 다른 이해관계로 편을 가르고 있는 것 같긴 하니까요...

 

  여튼, 그들 운동권들의 공격적 성향과 조직본위, 혹은 그들이 믿고 있는 신념에 대한 맹목적 충성 등은 한 편으로 저를 질리게했고, 지금도 그러한 제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딴소리가  길었습니다만,

  <경계도시2>에서도 마찬가지의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우리 안에 있는 '레드컴플렉스'에 대한 공포.

  소위, 운동권이라는, 진보를 주장한다는 사람들이 '경계인'으로 살고자 하는 한 사람의 신념 조차 지켜주지, 아니 무시하면서 '개인'의 문제가 아닌 한국 내부 '전체 운동권'의 문제를 먼저 생각하는 모습.

  맹목적 신념.

  자기 방어적 자세들.

 

  결국, 그 무기력한 한 '경계인'에게서 '전향'을 이끌어내고야 마는 무지막지한 폭력 앞에서,

  저는 우리 사회의 냉전주의적 흑백논리가 무섭기 보다는, '송두율' 이라는 미끼 하나에 언론, 보수, 진보 라는 물고기들이 몰려들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뜯고 뜯기는 모습을 보면서 참담함을 금할 길이 없었습니다.

 

  좀 과장하여 말한다면,

  '과연, 우리 나라에 진정한 '보수'란 있는가?'

  '그렇다면 우리 나라에 진정한 '진보'는 있는가?'

  '모두가 허울뿐인 자기 중심적 집단들 아닌가?'

   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습니다만,

  그래도 아직까지 음지에서 활동하시는 많은 시민사회, 운동가들이 모두 훌륭하게 일해주시고 또한 그들은 지원하는 많은 일반 시민들이 계시기에 그나마 이정도로 우리 사회가 발전하고 앞으로 나아가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경계도시2 스틸컷

<경계도시2> 스틸컷 - 개인의 신념을 지키는 것과 조직의 안위 위하는 것, 어느 것이 진보일까요?

 

  이야기가 저 답지 않게 좀 진지해졌습니다만,

  다큐를 보면서, 저 또한 그 때, '송두율' 을 간첩으로 인정하고 시작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면서 많은 것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언제나 깨달음은 더디고, 깨달은 뒤에는 이미 지나간 일이 되버린 뒤라는 평범한 진리도 함께요...

 

  다큐를 통해 말해지던 감독 '홍형숙'의 나레이션 속에 잊히지 않는 한 마디가 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송두율' 에게 무언가라도 '충고'를 하려고 했다.'

 

  그 당시 우리가 그를 바라봤던

  그를 동정했던 그 시선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전히 우리에게 남아있는 몹쓸 버릇이라는 것도요...

 

  생각은 많습니다만, 두서가 없어서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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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26 20:10 2010/04/26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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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 2010/04/26 20:55
주안으로 이사오세요. +_+
차이와결여  | 2010/04/26 21:21
터를 잘 닦아놓고 계시는 거죠?? ^^

영화를 보기 위해서라도, 정말 조만간 갈지도 모르겠어요.. ㅎㅎㅎ

혹시라도 가게 되면, 잘부탁드려요~~ ㅋㅋㅋ
clovis  | 2010/04/27 09:19
우와 이런 영화도 있군요!!
'차이와 결여'님은 정말.. 저와 정 반대의 삶을 사시는 것 같아요 !! ㅎㅎ
저는 아이언맨2 같은 어찌보면 흥미와 눈요기를 위한 영화만을 찾곤하니까요..ㅎ
'송두율'이란 이름도 저는 처음들어본 이름입니다..;;;
어찌보면 참 한심한 삶을 살아가고 있지요... 저는 신문이나 뉴스를 보질 않거든요.
좋은 기사도 많겠찌만, 대부분이 우울하거나 그런 기사들이 많아서


괜히 기분이 않좋아지고 그래서요 ㅎㅎㅎ
부모님께서는 참 한심하다고 하시는데 ㅎㅎㅎ
적어도 '차이와 결여'님은 한심하단 소리는 안들으시겠어요!!! ㅎㅎㅎ 부럽습니다
차이와결여  | 2010/04/27 10:17
'clovis'님두.. 참.. ^^

그냥 관심분야가 조금 다른 것이겠지요.
저는 영화를 매우 좋아해서(누구나 다 그렇겠지만...) 좋은 영화라는 소리를 그냥 흘려보내지 못하는 귀가 얇은 사람일 뿐입니다.
저도, 흥미와 눈요기를 위한 영화로 무척 좋아해요. ^^
그래서 '친정엄마'도 보고 싶고,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도 무척 보고 싶답니다..ㅎㅎㅎ

딴 일을 하느라 시간을 못내서 그렇치, 얼마 전엔 iptv로 '추노'를 몰아서 시청하기도 했고요. '1박2일'이나 '무한도전'을 보면서 바보처럼 웃기도 한답니다..ㅎㅎ

게다가 저 또한 부모님께 한심하다는 소리를 듣고 살아요..ㅋㅋㅋ

아무래도 우울한 뉴스를 보면 기분이 안좋아지는 건 사실이죠..

다만 궁금한 걸 못참는 성격이기 때문에 뉴스를 보는 것일겁니다..

저 평범해요~~ㅋㅋㅋㅋ
카르페 디엠  | 2010/04/28 01:08
통일이든 뭐든, 북한과 남한이라는 명칭 자체가 없어져야
이 나라에 제대로 된 보수와 진보의 개념이 자리잡겠죠.
지긋지긋하지만 어쩌겠나요..
보수,진보,학생운동을 포함한 모든 이념적 활동을 활발히 하는 사람은 그 이념의 가치와는 별개로
상당히 '정치적'이라고 볼 수 있죠.
결이님은 진보 성향이 있지만 '정치적'인 사람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칭찬입니다!
차이와결여  | 2010/04/28 11:14
와우~~

어디갔다가 오신 거에요.. 뵙고 싶었다구요 ^^

'저는 실천력이 부족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면서 살아왔는데, '카르페 디엠'님의 말씀을 들으니, 또 그런건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

독고다이를 좋아하는 저로써는 아무래도 '정치적'이긴 어려운게 사실이긴 하니까요..

그걸 칭찬으로 표현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당!
경계도시2  | 2010/05/17 15:12
차이와 결여님!
안녕하세요! <경계도시2>입니다.

남겨주신 리뷰-
잘읽고 갑니다.
개인적, 시대적 성찰을 위해서는 정말 많은 이야기가 필요하고,
그 많은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겠지요.
가장 중요한 것은 '나'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이겠구요.
영화 잘 봐주셔서 고맙구요,
가는 길에 써주신 리뷰 살짝 담아가 많은 분들과 나누도록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차이와결여  | 2010/05/18 01:19
안녕하세요. ^^

저야 말로 좋은 영화 잘 봤습니다.

제 리뷰도 그리 잘 쓰지 못했는데, 창피하네요. 얼마든지 퍼가셔도 됩니다. 영광입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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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코브>

<더 코브:슬픈 돌고래의 진실> 포스터

 

  *2010년 02월 02일 20시 20분

  *영화공간 주안(인천)

  (★★★★★)

 

  오늘은 다큐멘터리입니다.

  앞으로 다큐멘터리를 몇 편 연속해서 볼 것 같긴 합니다만, 어쨌든.

 

  다큐멘터리를 본다는 것은 제게는 조금은 흥분된 일입니다.

  아는 만큼 행동하지 못하는 사는 저로서는 살아가면서 애써 외면하고 싶은 일이나, 알지만 어쩌지 못하는 일들을 제 대신 열심히 쫓아다니며 행동하고 사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대리 만족이랄까, 자기 위안이랄까... 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안에는 숨겨진 진실을 마주대하는 불편함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고, 그래도, 나는 못해도 저런 사람들이 있어서 세상은 아름다운 곳이라는 소극적이고 안일한 안도감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죠...

 

  왠지, 포스트의 내용이 자기비하로 흐르는 것 같지만,

  오늘 보고 온 <더 코브 : 슬픈 돌고래의 진실>이 주는 많은 부분들을 생각해보면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더 코브>

이 아름다운 해안가 후미진 저 안쪽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일들

 

  일단, 다큐멘터리의 내용은..

  1960년대, '플러버'라는 프로그램으로 일약 잘나가는 돌고래 조련사가 되었던 '리차드 오베리'는 함께 출현했던 돌고래가 자신의 품 안에서 숨을 스스로 거두는 것을 느낀 다음부터 적극적으로 돌고래에 관한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수없이 많은 체포를 당하기도 하고, 국제포경위원회(IWC:International Whaling Commission) 회의장에 출입이 금지되기도 하는 등 수많은 일들을 겪지만, 일본의 작은 마을 '타이지(太地)'에서의 돌고래 포획을 알리기 위해 애쓰고 있었지요.

  이를 알게된 감독 '루이 시호요스'바다보존협회(OPS:Oceanic Preservation Society)는 수중촬영전문가, 헐리우드의 특수효과 전문가, 수중 촬영전문가, DNA분석자, 프리 다이빙 전문가 등등을 섭외하여 일명 '오션스 일레븐' 팀을 만들고 '타이지'에서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돌고래 포획장면을 촬영하고자 하는데...

 

 

  그게, 다큐멘터리건 상업영화이건 극장에 걸린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보기를 원한다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당연히 홍보와 마케팅이 결합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기에, 어떤 포스터이건 카피이건 약간의 과장은 들어가기 마련이지요. 아니면 시각적 효과라도 고려되어야 할 것입니다.

  오늘 '맥스무비' 메인화면을 보니, 관객들이 뽑은 올해의 최고의 포스터로 <워낭소리>가 꼽혔던데, 제가 보기에도 <워낭소리>의 포스터는 영화의 내용을 제대로 살렸던 포스터로 생각됩니다. 무엇보다도 훌륭한 점은 그 포스터는 영화를 보기 전만이 아니라 영화를 보고 난 뒤에도 본 영화를 생각하면서 눈물 짓게 만드는, 그래서 영화의 내용을 전달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소위 '입소문'효과까지 내포했던 포스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더 코브> 스틸

제국주의자들의 식민지 노예사냥과 자꾸만 겹쳐지는 돌고래 몰이

 

  그러나, <더 코브>의 포스터와 카피 문구들은 그대로가 진실입니다.

  포스터의 장면도 인간과 교감을 나누는 돌고래의 모습 그대로 이고, '돌고래의 최대의 적은 사람' 이라는 말도, '어떤 극영화보다도 다이내믹하고 긴박한 스릴러'라는 표현도 그래도 입니다.

 

  실제로, 영화에 나오는 일본 어부들은 순박한 시골 어부라고만 보기에는 조직적이었으며, 필사적으로 촬영을 방해하고 있었고, '타이지' 의 시장부터, 경찰서장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으로 이들을 감시하고 미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그들의 방해를 뚫고, 완벽에 가까운 계획으로  보는 내내 조마조마하게 만들었으며, 숨겨진 진실을 대하게 되었을 때에는 마음 속으로 끊임없이 '안돼, 안돼'를 외치게 만들었을 만큼 충격적인 화면이 전개되었습니다.

 

  영화 속에서 감독 '루이 사이호요스'는 말합니다.

 

  '단순히 충격적인 장면만을 보여주고 싶진 않다. 사람들의 행동에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을 만들고 싶다.'

 

  감독의 말은 사실이었습니다.

  영화 속에서 일본 어부들은 말합니다.

 

  '이것은 우리의 전통이고 문화다. 당신들이 스테이크를 위해 수많은 소를 잡아먹는 것과 같다.'

 

  하지만, 영화에서 보여지는 있는 그대로의 화면들은 도저히 그냥 생선 몇 마리의 머리를 잘라내는 것과는 달랐습니다.

  제가 너무 돌고래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감정을 이입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평소 동물을 그다지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집 안에서 동물을 키우는 것도 그닥 좋아하지 않는 제가 돌고래가 죽어가는데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왠지 큰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는 생각이 든 것만으로도 감독은 충분히 그가 의도했던 효과를 거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코브>

우주 유영이 아닙니다. 돌고래와 교감하는 다이버의 실제 화면

 

  아.. 글이 너무 감상적이 된 것 같네요.

  하지만, 이도 저도 다 떠나서, 국제 포경 위원회에서 큰 권한을 행사하고 있는 일본이 규정의 맹점을 이용하여 돌고래를 합법적으로 도살하고, 그에 따른 이권을 챙기고 있으며 그 때문에 의도적으로 돌고래 도살을 은폐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고 막아야 할 일임은 분명합니다.

 

  소심한 차이와 결여는 이렇게 영화를 보고서도 딱히 할 방법은 찾지 못하고, 다만 앞으로는 절대로 돌고래 쇼는 보러 가지 않겠다고 다짐할 수밖에 없지만,

  왠지, 씁쓸해지는 것은 왜인지요....

 

  진실과 마주한다는 것은 언제든 이렇게 불편하기만 한 것일까요...

  불편하지만, 여러분 많이 보아주세요..

  홍보하긴 싫지만, 'D'포털 사이트에서는 3,5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다운로드도 해주는 것 같네요.

  보시고, 어때요, 우리 함께 돌고래쇼 안보기 운동이라도 해보시지 않으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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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카리부커피 공식블로그  2010/02/10 20:22
일본에서 금지된 고래잡이를 하는 것을 반대하는 포스터입니다. IWAF에서 만들어 칸느 광고제에 출품했던 작품입니다. 일본이 다시 포경을 시작했다고 커다랗게 적어놓았습니다.젓가락으로 가볍게 들어올린고래가 정말 무력해 보입니다. 일본의 어두운 포경, 무자비한 고래 사냥을 고발한 다큐멘터리 The cove가 우리나라에도 상영되었죠.
from.가장 보통의 존재  2010/02/11 00:33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53951 (영화정보 링크, 링크->오른쪽 클릭->새창으로 보기로 보세요) 2009년도에 나온 다큐멘터리 영화 영화에 대해서 나온 감상평들은 많으니 제쳐두고 더 코브를 보면 단순히 돌고래 학살뿐만 아니라 조업으로 인한 생태계의 파괴나 여러가지 문제들을 다룬다 나는 채식주의자가 아니다 작년에 수컷병아리 분쇄가 이슈화됐을때 채식을 시도했던 적은 있지만 결국 며칠만에..
실버제로  | 2010/02/04 12:24
어제던가 기사에서 수조에 살던 돌고래가 죽었다는 소식을 읽었습니다.
많이 안타깝더라고요.

그리고 이렇게 영화를 보고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조금이나마 돌고래들을 돕는것 아닐까요?
근데 왜 일본사람들을 돌고래를 잡는가요? 단지 먹으려고는 아닌것 같은 인상인데.....
차이와결여  | 2010/02/05 13:33
아.. 그렇군요..

여전히 수조에서 돌고래는 죽어가고 있는 것이군요..

저도 이렇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되는 것이라 위안을 삼고는 있지만, 이젠 그런 생각말고 움직일 줄도 알아야 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일본사람들이 고래 고기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살아 있는 조련용 돌고래는 값이 1억이나 한다네요. 여러 가지 이권때문에 돌고래 잡기를 포기하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타이지' 같은 경우에는 겉으로 보기엔 너무나 돌고래를 사랑하는 마을이에요. 온 도시가 돌고래로 꾸며져있고, 고래 박물관도 있고, 아마도 관광객 유치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겠죠. 어부들에겐 생존이 달린 문제이기도 할 겁니다.

그렇게 생각해본다면 또 함부로 말할 수 없을 것 같지만, 이제는 좀더 넓게 바라봐야 하지 않나 싶네요.
카르페 디엠  | 2010/02/06 22:50
옴마나..이제야 영양가 있는 글이 좀 올라오는군요?^^
리차드 오베리라는 사람도 자신의 품 안에서 돌고래가 죽어간 경험이 없었다면,
돌고래를 위한 활동을 시작하지 않았겠죠.
누구나 '어떤 계기'가 있어야하는 것 같아요.
그것이 돌고래를 향한 것이든..무엇이든..
다큐멘터리 몇 편 더 본다고 하셨는데,'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이야기(?)'인가 뭔가
보실 예정이세요?
괜찮다고 하더라고요
차이와결여  | 2010/02/13 14:41
게으른 저를 용서하세요. ^^

어느덧 내일이면 새해인데요.. 아직도 그 곳에 계신거죠?
들어오셨을 라나....
여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이야기'는, 끌리기는 하는데,
제가 별 특별한 이유없이 '요조'를 별로 안 좋아하여서... 관람 목록에 들지 못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영화를 가리면 안되는데 말이죠.. ^^

얼마 전에, <맨 온 와이어>라는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기대보단 별로 여서 포스트를 올리기 귀찮아하고 있습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작은마음  | 2010/02/13 14:18
영화를 보는 내내 충격.충격.충격. 그 자체 였습니다.

정말 제가 아무것도 몰랐고, 또한 무엇을 해야 돌고래들에게 힘이 되어 줄지 생각하게 했던 영화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저들의 노력을 알고 힘을 더해 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N"모 사이트에 누리꾼의 덧글을 보니, 서명운동에 관한 이야기가 있더군요.

백만명의 사람들의 서명을 받는다고 합니다.

http://movie.naver.com/movie/bi/mi/reviewread.nhn?code=53951&nid=2115784

이런글을 남기면 안되는지 모르지만, 작은 힘이라도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글 올립니다.


영화를 제작한 저들처럼 움직일 순 없지만, 작은 힘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차이와결여  | 2010/02/13 14:42
영화에서도 엔딩 크래딧에 홍보가 되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라도 많은 분들에게 알려지고 작은 마음이 모여질 수 있다면 좋은 일이겠지요..

방문과, 댓글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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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라의 계곡>

<엘라의 계곡> 포스터

 

  * 2010년 01월 31일 20시 00분

  * 필름포럼(신촌)

  (★★★★★)

 

  올해 처음 보는 영화는 아니지만, 어쨌든 처음 포스팅을 하는 영화가 별 5개를 주어도 아깝지 않을 영화라는 것이 매우 즐거운 차이와 결여 입니다.

  개봉한지는 좀 되었지만, 너무나 금방 내려가 버려서 아쉬웠던 차에 시간이 여유가 생겼고, 마침 '필름포럼'에서 상영을 하고 있어서 예매도 하지 않고 출발을 했었더랬습니다.

  '필름포럼'에서 영화를 관람한 것이 몇차례 되긴 하지만, 한 번도 표가 없었던 적이 없었고, 외려 관람 인원도 10명이 넘었던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았으니까요.

  그래서 오늘도 한 댓 명쯤 같이 영화를 볼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왠걸요..

  오늘은 덜렁 저 혼자 였습니다.

  더군다나, 마지막 타임이었던 관계로, 카운터 보시는 분에게 살짝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었습니다. 한 편으로는 전기료도 안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관객이 한 명이라도 상영을 해야하는 것이 맞는 것이긴 하지만, 이처럼 좋은 영화를 상영해주는 곳에 도움이 되려면, 앞으로는 좀 이른 시간에 찾아와서 몇 사람이라도 보는데 껴서 보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암튼,

  <엘라의 계곡>은 제가 보고 있는 시사주간지의 영화평론가 '김세윤'이 적극 추천하기도 한 영화입니다. 이분의 추천작이 제 영화 취향과 너무나 잘 맞아서, 추천한 영화치고 실망하는 법이 없었기에 주저없이 선택한 영화였지요. (얼마 전에는 또 하나의 추천작 <페어 러브>도 보았는데, 역시나 참 좋은 영화였다는...)

 

  영화는 트럭 운전사를 하고 있는 '행크(토미 리 존스)'에게 전화가 걸려오면서 시작합니다. '행크'는 베트남 전쟁에 참여 했던 퇴역군인으로 아직까지도 군인정신으로 살아가고 있는 인물이면서, 그의 두 아들도 모두 군인이 되기를 바랐던 인물입니다. 착실했던 아들들은 아버지의 뜻에 따라 모두 군인이 되었고, 그중 둘째 '데이빗'이 이라크 전쟁에 파병되어 있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그 아들이 임무를 마치고 미국에 돌아와 특박을 나갔다가 복귀를 하지 않았다는 전화였지요.

  아들의 행방불명 소식을 믿을 수 없었던 '행크'는 직접 아들을 찾아보기로 합니다.

  내부반에 가서 아들의 소지품을 찾아보기도 하고, 핸드폰 전화번호 목록에 남아있던 TD라는 클럽을 둘러보기도 하고, 아들의 전우들을 만나 이야기도 나눠보지만 특별한 이야기를 들을 수 없었던 '행크'는 경찰서를 찾아가 아들의 카드 사용기록을 알아보려 하지만, 군인관련 사건은 헌병대 소속이라며 외면하는 여형사 '애밀리(샤를리즈 태론)'의 시선만 받고 돌아옵게 되지요.

  그런데 마침 그 지역에서 토막 살인 시체가 발견되고, 그 사체가 '행크'의 아들 '데이빗'의 것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군과 경찰의 갈등 속에 흐려지는 진실을 밝히고자 '애밀리''행크'는 사건을 함께 파헤치게 됩니다.

  그러는 와중에 서서히 드러나는 '이라크 전쟁'의 실상과 참전군인들의 정신적인 피해, 그리고 조국에 충성했던 '행크'의 가치관의 혼란이 드러나면서 영화는 진행되는데요..

<엘라의 계곡>

아들의 죽음의 진실을 알고 싶은 아버지의 애타는 부정


  약간 범죄 수사물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영화입니다만,

  일단은 영화의 서두에도 밝히듯이 실제 사건을 기초로 하여 만들어진 내용이라는 것이 영화를 쉽게 보지 못하게 만들고요.

  아직까지도 끝나지 않고 있는 이라크 전쟁에 대한 여러가지의 시선들 중에,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이면서 직접적인 당사자인 미국인의 시선으로 만들어진 영화라는 것에 조금 놀라기도 했습니다.

 

  영화는 직접적으로 이라크 전쟁을 비판하거나, 전쟁의 비인간성에 대해서 이야기하지는 않지만,

  미스터리를 파헤쳐 가는 과정에서 조금씩 드러나는 사건의 실체와 사건을 감출 수밖에 없는 체제로서의 국가와 군이라는 구조 그리고, 살인사건의 근본 원인이 되는 '전쟁'이라는 비상식적이고, 비합리적인 상황을 은연 중에 드러냄으로써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이름 아래 지금 미국에서 하고 있는 많은 전쟁들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가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래간만에 감동적인 영화를 보아서 그런건지, 사실적인 영화를 보아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 영화는 여러 가지의 생각을 해주는 영화였는데요. 무엇보다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던 것은 감독 '폴 해기스'가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큰 공을 들였을 것 같다는 점입니다.

  일단은,

  나이가 들면서 거의 강인한 미국의 아버지와 같은 이미지의 연기를 하고 있는 '토미 리 존스'를 주인공으로 서서히 그의 가치관과 신념이 바뀌는 모습을 보여준 것도 그러하거니와 미국에서는 결코 좋아라하지 않을 내용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도 그렇고, 처음에 국가에 대한 '행크'의 신념을 보여주고자 등장했던 성조기가 맨 마지막에는 거꾸로 달리는 장면을 보여주는 것도 상징적이었습니다.

<엘라의 계곡>

잠깐이지만 강렬한 연기를 보여주는 '수잔 서렌든'


  이 영화에서 가장 가슴아픈 두 장면은 아들의 죽음을 아내인 '조안(수잔 서렌든)'에게 전화로 전하는 장면과 '애밀리'를 찾아왔던 한 여인의 죽음인데요. 배우들의 연기는 두 말할 필요도 없을 뿐더러, 주저앉아서 울음을 참지 못하는 아내의 슬픔을 보여주는 장면을 위에서 잡아내며 방안에 흐트러진 사탕들을 보여주는 장면도 세심하게 포착한 장면인 것 같고, 처음에는 별스럽지 않은 장면인 줄 알았던 '애밀리''한 여자'의 만남이 나중에는 상징적인 사건이 되는 것을 보면서 새삼스럽게 '앞에서 나온 모든 장면은 결말을 위하여 예비해 둔 것'이라는 형식주의 이론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여튼,

  맘 같아서는 '마이클 무어'처럼 속시원하게 대놓고 전쟁을 반대하는 발언을 좀 심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없진 않았지만,

  영화와 다큐멘터리는 다른 것이고,

  '마이클 무어'<화씨 9/11>이 정치 · 경제적 관점에서 다룬 이라크 전쟁이라면,

  이 영화는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다룬 이라크 전쟁이라고 볼 수 있으니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아들 '데이빗'의 전우가 담배를 피우면서 하는 한 마디.

 

  '모든 게 엉망이죠?'

 

  라는 말 속에 모든 것이 함의 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엘라의 계곡>

또다른 '데이빗'에게 '다윗'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행크' 엘라의 계곡은 바로 다윗과 골리앗 이야기의 배경

 

  '토미 리 존스''수잔 서렌든'의 연기는 역시 베테랑 답게 어디 하나 흠잡을데가 없습니다.

  아들의 사체를 확인하며 절망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그보다 잘 할 배우는 없을 것 같고,

  아들의 죽음을 밝히지 못해 새벽에 일어나 침대에 걸터 앉은 아버지의 고뇌의 등을 그보다 잘 표현할 배우는 없을 것 같습니다.

  더불어,

  저는 그 동안 유심히 지켜보지 않았던 형사 '애밀리'역의 '샤를리즈 테론'도 너무나 멋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네요.

  모두다 훌륭한 연기력을 보여주어서, 영화의 50점은 그들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여튼,

  뜻깊은 영화를 뜻깊은 시간에, 그것도 영화관에 혼자 덜렁 앉아서 볼 수 있었다는 사실이 개인적으론 너무나 만족스럽고, 제발 이 땅위에서 전쟁과 같은 일들은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걸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무엇일까요...


<엘라의 계곡>

옷차림새까지 반할만한 샤를리즈 테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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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01 00:38 2010/02/01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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