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린> 티저 포스터
* 2014년 6월 25일 수요일 20시 15분
* Olleh IPTV (우리집)
(★★★)
학기 말이 다가오므로 여러 가지 자질구레한 일들이 많은데,
할 일이 많을 수록 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해서,
어제는 아이들 수행평가 채점을 하다말고 영화를 보았습니다.
본래는, 수행평가 과제로 제시된 도서목록 중 하나였던, '노서아 가비'라는 소설을 원작으로 한 2012년작 영화 '가비'를 보려고 했으나,
사람들의 평이 워낙에 좋지를 못해서, '지영씨'의 의견을 들어 <역린>으로 결정.
얼마 전에 개봉한 영화였는데, 올해는 워낙에 영화 쪽에 관심을 두고 살지를 못해, 정보가 거의 없었지요.
기억나는 것이라고는 '현빈'이 정조역으로 나온다는 것 정도.
영화가 시작하고 처음 든 생각은
'이 영화 꽤나 불친절하군. 하지만 공들여 만든 영화인 것 같다.'
라는 것이었는데,
이유인 즉슨
영화의 스토리 전개상 이미 핵심적인 사건은 벌어진 시점에서 시작되어 만 하루 동안의 일을 과거로부터 추보식으로 밟아오는 구성이었기 때문에
중간중간에 나오는 연결고리들을 굳이 설명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해도,
궁중에서 쓰이던 몇몇의 특수어들에 대한 설명이라던가, 당시 사용되는 어휘들에 대한 설명이 너무 없어서 초반에 내용을 이해하는데 애를 먹었기 때문에 불친절하다고 생각했고,
반면 영화에 나오는 공간구성이라던지, 카메라의 움직임들은
인물의 미묘한 감정의 흐름이나, 스토리 전개를 매끄럽게 이어주기 위한 목적으로 ,
다른 영화 같으면 그냥 넘어갔을 장면들까지도 세세하게 구성되어 있어서 감독이 꽤나 신경을 쓴 것 같은 느낌이 주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여튼, 나름 스토리 전개에 진지함이 느껴져서 호감을 가지고 영화를 보았지만,
초반에는
'어? 이 배우도 나오네?' 라는 놀라움이 느껴졌던 많은 배우들의 등장이 결론적으로는 이 영화의 독이 되었다고 생각입니다.
'조재현', '정재영', '조정석', '현빈', '송영창', '김성령', '한지민'.
이름만 들어도 한가닥씩은 하는 이 배우들을 데려다가 몇 장면 안찍고 보낸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고, 아마도 캐스팅 되는 과정에서 나름 배역의 비중이 늘어났던 것이 아닌가 추측하는데, 아무래도 그러다 보니 영화의 내용이 한 곳으로 집중되지 못하고 여운도 아니고, 2% 부족한 거라고 말할 수 없는 애매모호한 상황으로 끝날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니었을까.
차라리, '사도세자'에 대한 '정조'의 인간적인 복수극으로 집중하거나,
기존의 세력들에 대한 저항 정신으로 새로운 개혁적 군주로서의 '정조'를 그리거나,
아니면, '정조'와 '상책'의 우정에 주목을 하던가 하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언급한 이 모든 내용들이 뒤죽박죽 섞이면서, 러브라인도 들어가고, '정순왕후'와 '혜경궁 홍씨'의 이야기에....
암튼,
차라리 여러편의 TV 드라마로 제작되었다면 더 성공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영화였습니다..
그래도, 위에서 언급했듯,
모든 배우들의 연기는 나름대로 볼만합니다.
가끔 현대극인지 사극인지 알 수 없는 대사처리와 내용들이 있기는 하지만,
어차피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역사적 사실을 재현하고자 한 영화가 아닌데 그 정도는 눈감아 줄 수도 있을 듯합니다.
처음엔 러닝타임이 135분이나 되어서 지루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그다지 지루한 장면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심심풀이용 영화로는 나름 좋은 선택이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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